붉은 장미 한 송이

아이보리 캔버스 위에 붉은 장미 한 송이가 단정히 서 있습니다. 겹겹이 말린 꽃잎은 벨벳처럼 부드러운 결과 얕은 임파스토의 두께가 함께 느껴지고 가장자리에는 미세한 빛이 걸려 깊이를 만듭니다. 중앙으로 갈수록 어둡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밝아지는 색의 농담이 장미 특유의 회오리 구조를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줄기는 곧게 올라가며 가는 턱과 미세한 가시가 촉각을 불러옵니다. 좌우로 갈라진 잎은 짙은 녹에서 올리브로 부드럽게 넘어가고 톱니 모양의 가장자리와 세로 잎맥이 선명합니다. 좌하단으로 길게 드리운 옅은 그림자가 화면에 숨을 넣어 주고 넓은 여백이 피사체의 존재감을 깨끗하게 띄웁니다.

구성은 중심 축이 분명한 단독 초상입니다. 둥근 꽃머리와 대칭을 이루는 잎의 각도가 안정적인 삼각을 만들고 줄기의 직선이 화면을 정리합니다. 가까이에서는 붓결이 분명하게 읽히고 한 발 물러서면 간결한 아이콘처럼 보입니다. 강렬한 빨강과 차분한 녹색의 대비가 공간에 생기를 더하지만 과하지 않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거실과 현관 침실의 협탁 같은 작은 자리에서 특히 빛나며 아이보리 벽과 원목 가구에 따뜻하게 어울립니다. 같은 시리즈의 수국이나 은방울꽃과 함께 걸면 계절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 갈 수 있습니다. 선물용으로도 의미가 분명하고 오래 기억되는 한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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