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티를 입고 독서실에 왔습니다
오늘따라 독서실 와이파이가 잘 터지고 온도가 적당하고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오는 건 역시 이 산타 티 덕분인걸까요
아이패드에 급하게 무음카메라 설치해서 찍어보았습니다
누군가 씨씨티비로 이런 내 모습을 본다면 와 저 사람 피스티스 santa3 [화이트] 를 입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테지요
운명이란 이런걸까요? 저에게는 소중한 에어팟 케이스가 있었죠. 심사숙고해서 고른, 피카소의 비둘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참 예쁜 케이스. 그러다 평소처럼 마플샵을 헤매다가 피스티스에서 이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중경삼림을 인상깊게 본 저는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허나, 비둘기를 배신할 수는 없었죠. 그렇다고, 이 케이스를 놓칠 수 없어 우선 주문을 해버렸습니다. 평소에 길게만 느껴지던 배송일이 이번엔 왜이리도 짧은지, 점점 불안했습니다. 그리고 발송이 시작된 어제. 비둘기의 눈이 '자신을 버리는거냐'며 저를 책망하는듯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힘들어하는 저를 보기 힘들었는지 비둘기는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아이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마플 배송은 너무 늦습니다. 하지만 이 티셔츠가 늦게 배송되는 바람에 이미 저를 자르기로 마음 먹은 사장에게 "이게 필요하니?" 라고 묻는 우스운 꼴을 면하게 됬으니 참 다행인 일입니다 ! 알바를 잘릴줄 알았더라면 저 티가 꼭 필요한지 제 자신에게도 물어보았을텐데요 . 저는 단돈 21400원으로 인생을 또 한번 배웁니다 . 이 티셔츠를 살수 있게 해준 현대카드야 고마워 !
저 올드보이 진짜 정말 엄청 좋아하는데 이게 올드보이 나온 줄 모르고 있었으면 엄청 정말 진짜 좋아하는건 아닌가요?
인생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여 살고 싶은 마음에 씨뻘껀바탕에 씨꺼먼글씨로 마련하였습니다 제일 예뿌더라규요
걸어놓으려면 못을 박아야하나 하다가 책상 유리 아래에 끼워두려구요 책상이 씨빨개서 공포스럽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좋아요
조화롭고 아릅담고 평화루운 삼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