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위의 평온한 만다라

청록의 깊은 바탕 위로 정교한 만다라가 펼쳐지고 중앙에는 연꽃 위에 선정에 든 부처의 형상이 앉아 있습니다. 황금빛 광륜이 부드럽게 번지며 몸과 옷주름을 감싸고 주황과 적갈의 따뜻한 색이 차가운 청록과 만나 장면의 온도를 고르게 맞춥니다. 가장 바깥에는 연꽃 꽃잎이 겹겹이 둘러 앉아 보호막처럼 화면을 감싸고 안쪽에는 원과 사각의 길이 여러 겹 교차해 질서 있는 성소를 만들어 냅니다. 왼쪽에는 법륜이 고요하게 돌아갈 듯 서 있고 오른쪽의 문양이 상징적 울림을 더해 전체 구성이 하나의 기도처럼 정리됩니다.

구성의 중심은 동심원 안에 자리한 인물과 연꽃 받침입니다. 시선은 바깥 연꽃에서 시작해 금빛 선을 따라 원으로 이동하고 법륜을 스치며 중앙으로 천천히 모입니다. 원과 사각이 교차하며 만든 문 틀 같은 구조가 깊이를 넓히고 상하 좌우의 균형이 흔들림 없이 유지됩니다. 반복과 대칭이 만드는 리듬이 호흡을 안정시키고 화면을 오래 바라보게 만듭니다.

표면은 얕은 임파스토와 세밀한 점묘 질감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꽃잎과 광륜에는 짧고 두툼한 붓질이 남아 부드러운 볼륨이 살아 나고 배경의 작은 알갱이들은 미세한 하이라이트와 그림자를 만들며 보석 같은 반짝임을 냅니다. 주황빛 가사에는 여러 층의 색이 은은히 비쳐 천의 무게와 따뜻함이 전해지고 청록의 바탕은 드라이 브러시 결이 흐르며 고요한 물결처럼 퍼집니다. 가까이에서는 결과 알갱이가 풍성하게 보이고 한 걸음 물러서면 상징과 기하가 차분한 도상으로 정리됩니다.

이 작품은 중심을 찾는 과정을 한 화면에 담았습니다. 바깥의 소음을 꺼내 두고 안쪽의 고요로 천천히 들어가는 길이 원과 사각의 통로를 따라 또렷하게 보입니다. 거실과 현관 서재와 명상 코너에 두면 공간의 축이 단단히 서고 시선이 자연스레 안정됩니다. 월넛과 다크 네이비 프레임에 특히 잘 어울리며 낮에는 황금빛이 따뜻하게 살아나고 저녁 조도에서는 청록의 깊이가 한층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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